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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신기한 경험을 했습니다. 생리가 끝난 후 임신테스트기(이하 임테기) 두 줄, 즉 양성으로 확인된 것인데요. 주기가 일정한 여성의 생리주기는 여포기, 배란기, 황체기가 한 주기로 반복됩니다. 그리고 수정과 착상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생리가 시작됩니다.
생리가 칼주기인 여성이라면 생리가 끝났는데 임신 양성 반응은 말이 되지 않는 것이죠. 그리고 심지어 생리는 예정일에 칼같이 시작되었고 5일간 보통 생리처럼 배출이 되었으니 황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과연 저는 정상 임신이었을까요 비정상 임신이었을까요? 저의 경험을 공유하겠습니다.
생리 3일 전 임신테스트기 두 줄 확인
필자는 임신을 준비중이었기 때문에 제 몸의 신호에 예민해진 상태였습니다. 생리예정일 3일 전 제법 선명한 핑크빛 임테기 두줄을 확인하고 이번에는 드디어 임신이구나 확신을 했습니다.
하지만 다음날과 다다음날 아침 체크한 임테기는 흐려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3일 후 두줄은 거의 사라져 있었고 생리가 시작되었습니다.
너무나 정상 같았던 생리의 시작
정상적 생리를 넘어서서 화확적 유산이구나 싶었습니다. 임신을 준비하느라 두터워진 자궁 내막이 떨어져 나오느라 상당한 덩어리와 찌꺼기들이 배출되었기 때문입니다. 평소의 생리처럼 2, 3일째 양이 가장 많았고 5일째 거의 끝나갔기 때문에 임테기를 다시 한번 체크해 봤습니다.
주변인들도 그렇고 의사도 그렇고 왜 생리가 끝났는데 임테기를 해봤냐 궁금해하셔서 부연설명 드리겠습니다. 화학적 유산으로 추정하고 있었기에 깔끔한 한 줄을 병원에 가서 기본 진료와 배란기를 확인하고 싶었습니다. 1년 이상 배란 테스트기를 병행하며 준비하고 있지만 임신이 되지 않아 답답했기 때문입니다.
생리 거의 끝났는데 선명한 두줄?
예상과 달리 임테기는 생리 전보다 선명한 두줄이었습니다. 저는 생리가 칼 주기였기 때문에 비정상적 상황에 두려움이 왈칵 들었습니다. 네이버 검색, 맘 카페를 하루종일 뒤져 본 결과 저와 같은 경우는 대부분 자궁 외임신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어요. 대충 자궁 외 임신은 아래와 같은 상황일 때 진단을 내리는 것 같았습니다.
자궁 외 임신이란? 나팔관에서 수정된 수정란이 자궁 내로 이동하여 정상 착상해야 하는데, 여러 가지 원인으로 나팔관에 착상한 경우를 말합니다. 보통 자궁 외 임신 증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소량의 갈색혈이 지속적으로 나오는 경우
2. 복통, 특히 골반쪽이나 한쪽으로 치우친 통증
3. 피검사 hcg 수치가 더블링이 안되고 더디게 오르거나 내렸다 올랐다 반복될 때
4. 아기집이 나팔관 등 자궁 외에서 발견될 때
병원에서는 3,4의 경우에 확진을 내린다고 합니다.
두려운 마음을 안고 산부인과에 가다
필자는 해외 거주 중이기 때문에 병원에 가서 원활히 진료 보는 것이 수월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통역이 있지만 필요 최소한의 소통이기 때문에 기본 지식을 갖춰야 의사에게 질문을 할 수 있었죠.
나: 생리가 끝났는데 임테기가 양성이라 뭔가 이상하다. 자궁 외 임신이 아닌지 의심이 든다.(혼자 결론내고 감)
의사: (살짝 비웃음) 생리가 끝났는데 임테기를 왜 해봤는지? (... 설명) 임테기가 틀린 경우가 많으니 피검사와 초음파를 해보자. (임테기 5개는 해봤는데...)
초음파에 보이는 저의 자궁과 나팔관들은 정말 깨끗하다고 했습니다. 임신이면 최소한 10mm 이상이어야 하는데 지금 자궁 내막은 7mm로 절대 임신이 아니라고 의사는 단언했습니다. 채혈 후 집에 돌아왔고 두 시간 후 병원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HCG 수치 임신 양성, 이틀 간격 피검사의 시작
hcg 수치는 380. 보통 5 이상부터 임신 양성으로 보고 100 이상은 임신 확정으로 보기 때문에 380은 적은 수치는 아니었습니다. 예상 못한 결과에 당황한 의사는 당장 다음날 정밀 초음파를 보자고 했습니다. 피검사는 이틀 간격이기 때문에 이틀 후에 가겠다고 했는데 긴급일 수 있다며 당장 와야 한답니다. ^^;
이튿날 병원에 가서 정밀초음파로 자궁을 뒤지기 시작했습니다. 20분 동안 배를 누르면서 뒤졌지만 이상소견은 없었습니다. 나팔관 정상이고 자궁내막 두께 6.5mm 임신 아닌데 초음파 의사 갸우뚱..
담당의 말로는 hcg 수치가 1500은 넘어야 아기집이 보이는데 지금 뭐가 보이지 않는 것은 정상이다, 나팔관이 부었는지 봤지만 모두 정상으로 피검사로 추적해 보자고 합니다.
이후로 이틀 간격으로 피검사 결과 380 - 291(자연유산 중으로 봤으나) - 395 - 530 떨어지다가 올라가는 양성을 보였습니다. 저 같은 경우 위 3번(피검사 hcg 수치가 더블링이 안되고 더디게 오르거나 내렸다 올랐다 반복될 때)에 해당되는 경우였습니다.
자궁 외 임신 확진.. 치료의 시작
첫 진료에서 자궁 외 임신 치료 방법에 대해 의사에게 물었습니다. 사실 대충 아는데 한국과 같은 방법으로 하는지 확인차 물었습니다.(다행히 한국과 같은 프로세스) 의사는 자신이 자궁 외 임신이라는 확신이 90% 확실하지 않으면 치료는 진행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4차 피검사 결과를 보더니 100% 자궁외 임신을 확신한다며 치료 들어가자고 합니다. 초음파상 다른 게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저는 약물치료(mtx 주사)로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치료 과정에 대해서는 따로 글을 올리려고 합니다.
결론은
인터넷을 뒤져봤을 때 '생리하고 임신하는 사람들도 있다.' '둘째가 생리하고 생겼다.' '우리 엄마가 저를 그렇게 낳았대요.' 등 비정상적 패턴에도 불구하고 간간히 정상 임신 하신 분들이 계셨습니다. 그래서 필자도 마음 한구석에서는 정상임신이길 바랐지만.. 결론은 자궁 외 임신이었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칼주기 생리인 사람들에게는 별로 해당되지 않는 상황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물론 임신은 신의 영역이라 예외는 분명히 있습니다!(필자는 아니었지만..) 드리고 싶은 말씀은 늘 몸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자는 것입니다.
자궁 외 임신의 대부분은 생리를 해서 모르고 있다가 나팔관에 착상한 아기집이 커질 대로 커져 나팔관이 터진 후 응급 수술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이 글을 보시는 분들은 부디 그런 일이 없으시기 바라며 빠른 추적으로 조기에 치료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모두 건강하고 예쁜 아기천사가 찾아오시기 바라요~!!!
자궁외임신 MXT 주사 약물치료 후기: 힘들었던 한달간의 여정
이전글에 생리가 끝난 후 임신테스트기 두 줄로 자궁 외 임신 확진을 받았다는 글을 올렸었는데요. 이번 글은 치료과정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이전 글을 요약하자면 생리(또는 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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